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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생크림 1.5 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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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제일 좋아하는 파이 중 하나가 생크림파이예요.

모두가 초코파이를 좋아할 때 전 드림파이, 몽쉘을 좋아했었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몽쉘의 진가를 사람들을 알아주기 시작했지만 최근 생크림파이가 출시되고 이제 전 이 친구만 찾게 되었네요. 

초코를 좋아하는 입장에서 씁쓸하고 입에서 잘 녹는 초코맛이 딱 취향 저격이었어요.

하지만 크기가 너무 작다라는 불만들이 계속 터져 나왔고, 오리온 쪽에서도 나름 신경이 쓰였는지 작년쯤 생크림 1.5 파이가 출시되었죠.

바로 사 먹고 싶었지만 기존에 사놓은 생크림 파이가 워낙 많이 남아서 생각도 못하고 있다가 최근에야 구매하게 되었네요.

우선 표지를 보면 알겠지만 크기가 커졌어요.

이마트나 홈플러스 판매 기준 대략 300백원 정도만 비싸졌으니 1.5배 증량을 고려해보면 상당히 파격적이죠.

하지만 공짜는 없겠죠. 

꼼꼼히 따져보니 생크림파이의 핵심 정체성인 초코와 유크림 비율이 줄었습니다.

 

초콜릿 비교

- 1.5 파이 : 카카오 가공품(?) 6.5% (396g에서 6.5%인 초코의 중량은 25.74g)

- 기존 : 코코아 원료 7.4% (264g에서 7.4%인 초코의 중량은 19.536g)

중량으로 따져보면 6그램 정도 늘었지만 비율로 따지면 낮아졌어요.

참고로 타사 그 제품은 카카오 3.2% 식물성 크림 9.4% 유크림 0.3%이라서 여전히 두 생크림파이 제품들의 카카오 비율이 높긴 합니다.

그리고 확실치는 않지만 코코아 원료에서 가공품으로 언어상 변경된 부분은 뭔가 구린내가 나네요.

왜냐면 코코아 원료는 버터, 매스, 분말이지만 가공품은 그 세 가지 외에도 기타 첨가물이 섞인 상태도 뜻할 수 있으니까요.

저 부분이 가공품이 아니라 원료로 바뀐다면 아마도 6.5%보다 더 낮을지도 모를 거라는 공포가 얼핏 드네요.

게다가 기존 제품에는 있는 "23도 이하 보관 권장"문구가 1.5 파이에는 없다는 것도 좀 합리적 의심이 드는 요소 같아요.

하여간 장사꾼 놈들은...

 

유크림 비교

- 1.5 파이 : 유크림 0.3% (1.188g)

- 기존 : 유크림 3.1% (8.184g)

유크림은 심각하네요.

초코는 그나마 비율은 낮아졌지만 중량이 늘기라도 했지 유크림은 비율도 중량도 처참하게 줄었어요.

그 회사 그 제품이 0.3%라고 했죠? 아마도 그 제품이랑 유크림 비율을 똑같이 맞춘 게 아닌가 싶네요.

어차피 대부분의 고객들은 모르고 그냥 넘어가겠지만 꼼꼼한 사람들에게는 수치상의 감소는 좀 기분이 나쁠지도 모르겠네요.

 

 

크림과 초코에 손을 대긴 했는데 정확히는 어떤 식으로 조정했는지는 알 수가 없네요.

기존은 화이트크림E(식물성 유지, 백설탕, 탈지분유, 유화제)+유크림으로 크림을 만들었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었다라면 1.5파이는 화이트크림E 항목이 사라지면서 어떤 식으로 크림을 만들었는지 유추하기도 힘들어졌네요.

카카오 원료도 원산지가 다른 두 종류로 섞어 만들게 된 것 같고, 유크림은 저 한참 아래로 밀려나갔네요. 

전지분유가 줄어든 유크림을 보완해주기 위해 크림에 쓰였는지 겉 초코 코팅 부분에 쓰였는지 잘 모르겠네요.

게다가 크림과 초코는 전지분유 말고도 모두 식물성 유지로 커버가 가능한지라...

아무튼 성분 비율과 함량표를 대략적으로 비교해 보았을 때 품질의 하락은 확실해 보이네요.

 

 

포장이 상당히 단순해졌고 포장지 재질도 뭔가 더 반들반들한 듯한 느낌이에요.

적당히 앙증맞은 저 생크림파이 그림은 없어졌지만 요즘은 뭐 친환경 정책으로 인쇄 잉크를 아끼는 기술을 쓴다든지 포장지 재질을 바꾼다던지 그런 일들을 하니까 뭐 그런 정책의 연장선상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언가 의미가 있으리라 추정해봅니다. 아님 말고요...

 

 

죄송하게도 저게 마지막 남은 1.5 파이라 다른 녀석을 꺼내올 수 없었습니다.

까보고 나서야 저렇게 모서리가 깨졌다는 걸 알았어요.

보기에는 썩 좋지 않지만 어쩌면 이게 생크림 1.5 파이의 특징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네요.

뒤에서도 말하겠지만 1.5파이는 기존보다 좀 푸석푸석하고 초코도 더 단단하고 입에서 덜 잘 녹아요.

확실히 크기는 육안으로 느낄 정도로 좀 커졌어요.

 

 

두께는 1.5라고 느껴질 정도는 아니네요.

 

 

겉으로만 보면 크기 말고는 차이를 잘 모를 수도 있겠네요.

두께(높이)는 조금 차이나고, 위에서 보았을 때 보이는 원의 전체 면적만 체감 차이가 크게 느껴져요.

안에 연유처럼 보이지만 성분표에는 연유가 없기 때문에 시럽으로 추정되는 저 액체가 1.5 파이에는 더 많아 보이네요.

식감은 당연하지만 기존 생크림파이가 압도적으로 더 부드럽습니다.

확실히 1.5 파이는 초코 코팅 너머로의 저 빵 부분이 기존 파이에 비하면 좀 퍼석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다만 1.5 파이의 장점은 초코 코팅이 두껍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는 점인데요.

바로 빵과 크림의 접점 사이에 테두리 부분, 그러니까 저 굴곡진 둔턱 부분에 초코가 잔뜩 쌓여서 제법 풍부한 초코 질감이 느껴진단 말이죠. 

기존의 제품은 아무래도 작다 보니 그런 느낌을 받기는 힘들었지만 1.5 파이는 커진 만큼 테두리 부분을 먹을 때 초코 뭉텅이가 씹히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앞서도 말했지만 기존 제품에 "비해" 초코가 덜 부드럽고 덜 잘 녹아서 빵 하고 가끔 따로 놀 때가 있어요.

마지막으로 유크림이 심하게 감소했지만 먹어보면 체감상 별다른 차이를 느끼기가 어려웠어요.

수치상의 차이를 알고 있는 상태였음에도 크게 맛과 식감의 차이를 구분하기는 어렵더라고요.

 

결론은 기존 생크림파이는 정말 명작이다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된 경험이었네요.

1.5 파이는 기존 제품과 비교만 하지 않는다면 그럭저럭 나쁘지는 않다고 봐요.

기존 제품은 뭔가 묵직하면서도 부드럽고 조화가 잘 된 파이의 느낌이라면 1.5 파이는 뭔가 가벼운 초코(제 입에는 초코송이의 초코를 먹는듯한 느낌이 살짝 들었어요)와 커진 크기로 포만감을 채우기 좋은 느낌이 들었어요. 

개인적으로는 기존 제품은 저렴할 때 인터넷으로 대량 구매하고 1.5파이는 가끔 장 볼 때 한 곽정도는 기분에 따라 사서 먹어도 무관할 정도?로 정의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