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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립(Samlip) 우카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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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카빵이에요.

저는 크림빵을 좋아하거든요.

어차피 여기에 들어가는 크림은 식물성 크림이란 걸 알지만... 그래도 저렴하고 맛도 동물성 크림 하고 약간 비슷하잖아요?

특히나 저는 크림빵에 들어가는 파인애플향(맛)을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본론으로 들어가서 우카빵이란 제품이 나온지는 좀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게 추억의 제품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저는 어렸을 때 이걸 먹어본 적이 없어서...

그 레트로 감성을 느낄 수가 없네요.

뭔가 우유 함량이 높은 제품 같아서 저번에 한 번 먹어본 적이 있었는데 크림도 제법 많이 들었고 맛있었던 기억이 있어서 최근에 파는 곳을 찾아봤는데 파는 곳이 별로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인터넷으로 대량으로 사버렸어요.

가격은 대략 봉지당 천 원쯤 준 것 같네요.

다섯 봉 아니면 열봉인데 통 크게 열봉을 샀고요.

어차피 다 냉동실에 넣어놓고 생각날 때마다 꺼내 먹으니까 유통기한은 크게 상관없었지만 유통기한이 제법 길더라고요.

 

포장지 그림을 보니까 우표하고 우유를 상징하는 젖소가 뭔가 잘 어울리네요.

레트로 감성도 잘 묻어나고 정면을 쳐다보는 젖소와 그 발 앞에 놓인 우유통이 뭔가 인간의 감정으로 형용할 수 없는 젖소의 애환과 고뇌를 암시하는 것 같네요.

뭐 그게 아니면 말고요.

 

 

사실 감성 따윈 중요한 게 아니죠.

우선 성분표를 보니까 밀가루가 일순 위고 바로 우유가 뒤따르네요.

음 생각보다 인상적이네요. 

우유는 저기 뒤 구석에 약간 살짝 카메오처럼 나올 줄 알았는데 초장부터 떡하니 나와있는 게 함량이 높은 듯싶네요.

뒤에는 없지만 앞 포장지에 우유가 11프로가 함유되어 있다고 나와있으니 제법 우유가 많이 들어간 듯싶네요.

크림에 들어간 건지 반죽에 들어간 건지는 자세히 나와있지 않으니 그냥 우유가 11프로가 들어간 것에 의의를 두자고요.

그 외의 성분들은 그냥 보통 공장생산형빵 성분들 그 자체네요.

커스터드를 무엇으로 만든 건지는 딱히 나와있지 않으니... 그냥 식물성 크림과 보급형 커스터드 짬뽕 크림인가 봐요.

합성향료는 아마도 버터나 우유 향이 아닐까 싶지만 역시나 자세히 나와 있지 않아서...

그냥 저렴한 봉지빵 치고는 우유 함량이 생각보단 높아서 그럭저럭 합격점을 줄 만한 것 같네요.

 

 

음....

홈런볼이나 칸초처럼 저렇게 크림 주입 구멍이 보이네요.

무언가 다른 용어가 잠깐 머리를 스쳐가지만 언급하진 않겠습니다.

 

삼립에서 가장 기본이면서도 유명한 크림빵처럼 샌드 형식의 빵이 아니라, 공갈빵 형식을 채택하여서 공간이 마련된 빵에 구멍을 뚫어서 크림을 주입시킨 제품이네요.

아래 유산지(?)도 깔려있고 나름 고급진 느낌이 들지만 가격차이는 정작 크게 나지 않는다는 점...

이걸 장점이라고 해야 할지 단점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그럼 크림의 상태를 보기 위해서 배를 갈라보도록 하죠.

 

 

짜잔.

이 빵의 이름을 검색해서 들어오신 분들의 과반수 이상이 궁금해할 바로 그것!

크림의 양과 분포를 여러분들에게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데자뷰 느끼셨나요?

예전에 인터넷에서 우카빵(삼립빵) 근황이라는 글을 저는 종종 본 적이 있었는데... 네, 그때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제가 구매한 10개의 빵 모두가 저런 상태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글을 그만 읽으시거나 창을 닫으시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그렇게 하신다면 저는 "기레기"해버린 셈이 되기 때문입니다.

끝까지 읽어주세요.

 

 

근데 본격적으로 말하기에 앞서, 도저히 유혹을 참을 수 없네요.

의도하고 찍은 건 아닌데 말이죠.

무언가가 보이는군요.

우선 눈이라던가... 그게 아니면 뭐 "그거"라든가 뭐...

무엇이 보이든 그것은 전부 우리들 머릿속에...

 

 

복숭아, 자두, 아보카도, 올리브, 빠네, 저수지, 싱크홀, 절구, 맷돌, 무릎 보호대, 삿갓, 컵홀더...

 

 

자 본격적으로 빵을 먹기 전에 우선 씨부터 빼내고...

가 아니라 눈알 파먹듯 크림을 최대한 퍼내면 크림의 양을 알 수가 있습니다.

크림이 쏙 들어가 있는 저 구멍의 둘레가 작긴 하지만 그래도 생각보다는 제법 깊이가 있어서 크림을 파내면 양이 쏠쏠하게 나오네요.

그리고 파낸 크림을 빵에 발라보면서 느낀 건데 기본 크림빵보다 크림이 조금 더 부드러웠어요.

기본 크림빵은 전자렌지에 살짝 돌려야 골고루 바르기 쉬웠다면 우카빵은 그냥 실온에서도 잘 발렸어요.

 

 

크림을 열심히 발라보았습니다.

일반 크림빵의 크림 정도는 얼추 따라잡는 듯싶네요.

사진상으로는 좀 적어 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그냥 비슷비슷한 정도라고 느껴지더군요.

 

 

크림을 골고루 발랐으니 이제 감쪽같이 다시 붙여줍시다.

크림 구멍이 왜 아래가 아니고 위일까 궁금해지지만 뭔가 공정상의 이유가 있겠지요.

표면이 아주 매끈매끈한 기존의 크림빵과는 대조적으로 약간 우둘투둘하고 거친 느낌이 뭔가 수제 빵처럼 보이네요.

좋게 말하면 그렇다고요.

나쁘게 말하면 메말라 보이네요.

 

 

 

크림을 골고루 바른 빵을 단면으로 자르니까 크림이 제법 들은 것처럼 보이죠?

빵의 공기층도 인상적이고 크림도 그냥저냥 먹을만한 양이 들어 있었습니다.

 

음 이제부터 전반적으로 평가를 해보죠.

우선 맛에 대해서 말해보겠습니다.

맛은 당연하게도 빵이 기존 크림빵보다 "약간" 더 부드러웠어요.

근데 아마 엄청나게 크게 체감이 될 정도는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크림인데요.

우선 크림이 저런 식으로 들어가 있으면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매우 당혹스럽겠죠?

"음? 아니 나는 크림빵을 샀는데, 그 크림은 대체 어디 있냐고?"

그렇게 당혹스러운 한 입, 두 입을 반복하다 중간 정도에 도달하게 되면 이제 크림이 폭발하기 시작하죠.

사람마다 생각의 차이가 있어서 반응은 제각각이겠죠.

중간에서 터져버린 크림을 보고 환호하며

"이렇게 크림이 잔뜩 들어간 빵이 있어? 이거 대박이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초반 크림이 없는 빵을 퍽퍽하게 먹어가며 중간에 터져버린 크림에도 아무런 미동도 없이

"아니 크림이 왜 이 모양이야? 처음에 목 막혀서 숨 넘어가는지 알았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죠.

공정상의 이유로 어쩔 수 없다고 이해하고 넘어가고 싶지만 크림의 분포 상태가 너무 엉망이라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부분을 이해해주고 넘어갈지 의문스럽네요.

집에서 빵 전용 칼로 배를 갈라서 티스푼으로 크림을 펴서 먹는 게 권장 방법이라면 누가 과연 이걸 반가워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림의 맛은 좀 좋았어요.

뭐랄까... 차이를 일반인들이 식별하기는 어려울 정도로 미묘하게 맛이 더 좋았어요.

정말 미묘하게요.

또 무엇보다도 이 빵의 단점을 크게 상쇄할만한 약간의 장점을 언급하자면.

기본 크림빵의 크림보다 훨씬 덜 달아요.

그래서 빵을 먹다 보면 약간 심심한 게 아닌가? 좀 덜 단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예요.

그 외 전반적인 부드러움은 엄청나게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고 약간 더 부드러운 정도?

눈 가리고 먹으면 솔직히 크게 차이를 못 느낄 것 같더라고요.

결론은 빵과 크림이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단맛이 좀 덜한 빵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기존에 크림빵을 좋아하신다면 추천은 드리겠지만

만약 그런 게 아니고 뭔가 고급스러운 우유빵을 기대했다면 추천하고 싶진 않네요.

게다가 균일한 크림 분포를 기대하기 어려운 빵이라서... 

뭔가 균일한 빵을 드시고 싶은 분들에겐 추천하고 싶진 않네요.

저는 종종 생각나면 또 사 먹으려고요.

이 제품이 그전에 사라지지 않는다면 말이죠 :)